성경공부 > 벧전 5:7 염려를 주께 맡기라
벧전 5:7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벧전 5:7 염려를 주께 맡기라
벧전 5:7은 모든 염려를 하나님께 단번에 내던지라는 명령이며, 그 근거는 하나님이 우리를 돌보신다는 부성적 섭리다. 본 글은 원어 분석과 칼빈 주석,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5장 7항을 통해 이 약속의 신학적 토대를 다룬다.
벧전 5:7은 모든 염려(μέριμνα)를 하나님께 단번에 내던지라는 명령이다. 헬라어 분사 ἐπιρίψαντες(epiripsantes)는 6절의 명령 ταπεινώθητε(tapeinōthēte, 겸손하라)에 종속되어, 염려를 맡기는 것이 곧 하나님의 강한 손 아래 자기를 낮추는 행위임을 보여준다. 그 근거는 시편 55:22의 인용과 하나님이 너희를 돌보신다(μέλει)는 부성적 섭리다.
본문과 문맥
베드로전서 5장은 흩어진 나그네 된 성도들(벧전 1:1)에게 주는 마지막 권면이다. 5절에서 베드로는 잠언 3:34(칠십인역)를 인용해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고 선언한 뒤, 6절에서 그러므로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에서 겸손하라고 명령한다. 7절은 6절과 분리된 별개의 위로가 아니라, 그 겸손의 구체적 양상이다.
핵심은 7절 첫머리의 분사 ἐπιρίψαντες(맡기라, 던지라)가 6절의 본동사 명령형 ταπεινώθητε(겸손하라)에 문법적으로 종속된다는 점이다. 즉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동시에 자기 염려를 하나님께 던지는 사람이다. 염려를 끌어안고 스스로 통제하려는 태도는 사실상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하지 않는 은밀한 교만이다. Achtemeier는 이 구문적 연결을 근거로 7절이 6절 명령의 수단적(modal) 분사이며, 겸손과 신뢰가 동전의 양면임을 지적한다(Hermeneia).
박해와 고난(벧전 4:12-19) 한가운데 있는 성도에게, 염려를 던지는 행위는 감정의 회피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적 통치에 대한 능동적 굴복이다.
원어 분석
첫째, μέριμναν(merimnan)은 μέριμνα(merimna)의 단수 대격이다. 어원적으로 동사 μερίζω(merizō, 나누다)와 연결되며, 마음을 여러 갈래로 갈라놓는 분열된 근심을 함의한다. BDAG는 μέριμνα를 anxiety, worry, care로 정의한다(BDAG, 632). 본문에서 πᾶσαν(pasan, 모든)이 붙어 어떤 염려도 예외 없이 전부를 가리킨다.
둘째, ἐπιρίψαντες(epiripsantes)는 동사 ἐπιρίπτω(epiriptō, 위에 던지다, 내던지다)의 부정과거(aorist) 능동태 분사 남성 복수 주격이다. BDAG는 이를 throw/cast upon으로 풀이한다(BDAG, 378). 부정과거 시상은 지속적 노력이 아니라 단번에 이루어지는 결단적 행위를 부각한다. 이 동사는 칠십인역 시편 54:23(개역 55:22)의 ἐπίρριψον ἐπὶ κύριον τὴν μέριμνάν σου(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를 직접 반향하여, 베드로가 시편의 신뢰 신학을 신약 공동체에 적용함을 보여준다.
셋째, μέλει(melei)는 μέλω의 3인칭 단수 비인칭 동사로, 그에게 관심사가 된다, 그가 마음 쓰신다는 뜻이다(BDAG, 627). 현재 시제는 하나님의 돌보심이 일회적이 아니라 지속적임을 나타낸다. αὐτῷ(autō, 그분께)가 문두에 놓여 돌보시는 주체가 바로 하나님 자신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명령(던지라)의 유일한 근거는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변치 않는 배려다.
칼빈의 주석
칼빈은 이 구절에서 염려의 뿌리를 하나님에 대한 불신으로 진단한다. 그는 우리를 염려에서 떼어놓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하나님이 우리를 돌보신다는 사실이며, 불신이야말로 우리가 끊임없이 근심에 시달리는 원인이라고 말한다(Calvin, Commentarius in Epistolam Petri, CO 55:288).
칼빈에게 염려를 던진다는 것은 책임의 방기가 아니라 신뢰의 행위다. 그는 성도가 자기 짐을 하나님께 옮길 때 비로소 평안을 얻으며, 하나님의 섭리적 보살핌을 의심하는 한 마음은 결코 쉴 수 없다고 강조한다. 칼빈은 또한 이 돌보심이 막연한 일반 섭리가 아니라 택한 백성을 향한 특별하고 부성적인 배려임을 분명히 한다. 이로써 칼빈은 7절을 6절의 겸손 명령과 연결하여, 자기를 낮추는 자만이 참으로 하나님께 자기 염려를 맡길 수 있다고 본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연관
이 구절은 하나님의 섭리, 특히 교회를 향한 특별 섭리를 다루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5장 7항과 직접 연결된다. WCF 5.7은 하나님의 섭리가 일반적으로 모든 피조물에 미치되, 가장 특별한 방식으로 그분의 교회를 돌보시며 모든 것을 교회의 유익을 위해 처리하신다고 고백한다.
벧전 5:7의 μέλει(그가 돌보심이라)는 바로 이 특별 섭리의 인격적 표현이다. 하나님은 우주를 통치하시는 동시에, 흩어진 한 성도의 사소한 염려까지 자기 관심사로 삼으신다. 또한 WCF 5.1은 하나님이 만물을 그분의 지혜롭고 거룩한 섭리로 보존하고 지도하신다고 선언하는데, 이 토대 위에서만 염려를 던지라는 명령이 공허한 위로가 아닌 확실한 근거를 갖는다. 섭리 교리가 무너지면 7절의 명령은 심리적 자기암시로 전락하지만,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인격적 통치 위에 설 때 그것은 견고한 믿음의 안식이 된다.
묵상 질문
첫째, 나는 어떤 염려를 여전히 내 손에 움켜쥐고 있으며, 그것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돌보심을 의심하는 은밀한 불신 때문은 아닌가.
둘째, 벧전 5:6과 5:7의 연결처럼, 나의 겸손은 실제로 염려를 하나님께 던지는 구체적 신뢰로 나타나고 있는가.
참고 문헌
Achtemeier, Paul J. 1 Peter. Hermeneia. Minneapolis: Fortress, 1996.
Jobes, Karen H. 1 Peter. Baker Exegetical Commentary on the New Testament(BECNT).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05.
Davids, Peter H. The First Epistle of Peter. New International Commentary on the New Testament(NICNT). Grand Rapids: Eerdmans, 1990.
Calvin, John. Commentarius in Epistolam Petri Priorem. Corpus Reformatorum, Calvini Opera(CO) 55. Brunswick: Schwetschke, 1896.
Danker, Frederick W. A Greek-English Lexicon of the New Testament and Other Early Christian Literature(BDAG). 3rd ed.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0.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5.1,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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