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 > 빌 4:6-7 염려와 평강
빌 4:6-7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 4:6-7 염려와 평강
빌립보서 4:6-7은 모든 염려를 기도와 간구와 감사로 하나님께 아뢰라는 사도 바울의 명령이며, 그 결과로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강이 약속됩니다. 이 평강은 군사 용어 φρουρέω가 보여주듯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성도의 마음과 생각을 파수병처럼 지키시는 하나님의 보존 은혜입니다.
빌 4:6-7은 사도 바울이 옥중에서 빌립보 교회에 준 명령으로, 모든 염려(μεριμνάω) 대신 기도·간구·감사로 하나님께 아뢰면 인간의 모든 지각(νοῦς)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강(εἰρήνη)이 군사 용어 φρουρέω처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성도의 마음과 생각을 파수병같이 지킨다고 가르친다. 칼빈은 이를 불신에서 비롯된 염려로 규정했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1장 3항은 감사가 곁들인 기도를 예배의 특별한 한 부분으로 본다.
본문과 문맥
빌립보서는 바울이 로마 옥중에서 기록한 옥중서신으로, 4장 4-9절은 서신의 권면 부분에 속한다. 바로 앞 4-5절의 항상 기뻐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는 선언이 6-7절의 근거가 된다. 즉 종말론적 임재(주의 가까우심)가 염려를 몰아내는 신학적 토대다.
6절의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는 금지 명령은 7절의 평강 약속과 한 쌍을 이룬다. 명령(6절)과 약속(7절)이 그리하면(καί)으로 연결되어, 인간의 책임(기도)과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평강의 보존)가 결합된다. 이 구조는 빌립보가 로마 식민지요 퇴역 군인의 주둔 도시였다는 배경과 맞물려, 평강이 마음을 지키는 수비대라는 군사적 은유로 절정에 이른다.
원어 분석
μεριμνᾶτε(merimnate)는 동사 μεριμνάω(merimnaō)의 현재 능동 명령법 2인칭 복수다. 부정어 μηδέν(mēden, 아무것도)과 결합한 현재 명령의 금지형은 습관적·지속적 행위의 중단을 뜻하므로, 일시적 걱정이 아니라 계속되는 염려의 상태를 끊으라는 의미다. 이 동사는 명사 μέριμνα(merimna, 근심)에서 왔으며, 어원적으로 μερίζω(merizō, 나누다·분리하다)와 연결되어 마음이 여러 갈래로 분열·분산되는 상태를 함축한다. BDAG는 μεριμνάω를 to be apprehensive, be anxious, be (unduly) concerned로 풀이한다(BDAG, s.v. μεριμνάω).
δέησις(deēsis, 간구)는 특정한 필요를 향한 호소를, προσευχή(proseuchē, 기도)는 예배적·일반적 기도를 가리켜 두 단어가 병행을 이루고, μετὰ εὐχαριστίας(meta eucharistias, 감사함으로)가 그 태도를 규정한다.
7절의 φρουρήσει(phrourēsei)는 φρουρέω(phroureō)의 미래 직설법으로, 본래 수비대를 두어 도시를 지키다, 파수하다를 뜻하는 군사 용어다. ὑπερέχουσα(hyperechousa)는 ὑπερέχω(hyperechō, 능가하다·뛰어넘다)의 현재분사로, πάντα νοῦν(panta noun, 모든 지각·이성)을 능가함을 말한다. εἰρήνη(eirēnē, 평강)는 히브리어 שָׁלוֹם(shalom)의 전인적 안녕 개념을 배경으로 한다(HALOT, s.v. שָׁלוֹם).
칼빈의 주석
칼빈은 본문의 염려가 모든 신중함이나 돌봄을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에서 나오는 불안한 염려를 겨냥한다고 본다(Calvin, CO 52:60). 그는 염려가 마치 하나님이 우리를 돌보지 않으시는 것처럼 행하는 태도이며, 그 해독제는 기도로 자신의 짐을 하나님께 쏟아 놓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칼빈은 모든 지각에 뛰어난 평강을 두 가지로 해석한다. 첫째, 이 평강은 인간 이성의 판단을 넘어서기에 환난 중에도 마음을 진정시킨다. 둘째, 이 평강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아버지 같은 돌보심을 확신함으로 주어지는 선물이다. 그러므로 평강이 마음을 지킨다는 약속은, 인간의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 신자를 보존하신다는 위로다(CO 52:60-61).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연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1장 3항은 감사가 곁들인 기도가 종교적 예배의 한 특별한 부분이며,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요구하시는 것이라고 고백한다(WCF 21.3). 본문의 기도와 간구로 감사함으로 아뢰라는 명령이 그대로 신앙고백의 예배론에 반영된다.
나아가 염려하지 말라는 명령의 신학적 근거는 하나님의 섭리 교리에 있다. 신앙고백 5장 1항은 만물의 창조주 하나님이 가장 작은 것에 이르기까지 그분의 지혜롭고 거룩한 섭리로 모든 피조물과 행동과 일을 붙드시고 다스리신다고 가르친다(WCF 5.1). 신자가 염려를 내려놓을 수 있는 까닭은 우연이나 운명이 아니라 아버지의 작정과 돌보심이 만사를 주관하시기 때문이다.
이 평강은 두 가지 오류와 구별되어야 한다. 첫째, 감정의 무감각을 추구하는 스토아 철학의 평정(ἀπάθεια)이 아니다. 본문의 평강은 자기 수양의 산물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둘째, 기도가 환난과 고난의 제거를 보장한다는 번영신학의 약속도 아니다. 본문이 약속하는 것은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환난 가운데서도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보존하시는 은혜다(Fee, NICNT). 학자들은 φρουρέω의 군사적 함의가 빌립보의 주둔지 배경과 어우러져, 하나님의 평강이 적의 침입에서 도성을 지키는 수비대처럼 신자의 내면을 호위함을 강조한다고 본다(Fee, NICNT; Silva, BECNT; Hawthorne & Martin, WBC 43).
묵상 질문
1. 나의 염려는 어떤 지점에서 하나님의 섭리(WCF 5.1)를 향한 신뢰의 결핍을 드러내는가. 그 염려를 기도와 간구와 감사로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아뢴 적이 있는가.
2. 내가 추구하는 평안은 환경이 정리되어야 얻는 평안인가, 아니면 환난 중에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마음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평강인가. 둘의 차이는 나의 기도 내용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
참고 문헌
- John Calvin, Commentarius in Epistolam ad Philippenses, in Ioannis Calvini Opera quae supersunt omnia (CO), vol. 52, cols. 60-61. Brunsvigae: C. A. Schwetschke, 1895.
- Gordon D. Fee,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NICNT). Grand Rapids: Eerdmans, 1995.
- Moisés Silva, Philippians, 2nd ed. (BECNT). Grand Rapids: Baker Academic, 2005.
- Gerald F. Hawthorne and Ralph P. Martin, Philippians, rev. ed. (Word Biblical Commentary, vol. 43). Nashville: Thomas Nelson, 2004.
- Walter Bauer, A Greek-English Lexicon of the New Testament and Other Early Christian Literature (BDAG), 3rd ed., ed. F. W. Danker.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0, s.v. μεριμνάω, φρουρέω.
- L. Koehler and W. Baumgartner, The Hebrew and Aramaic Lexicon of the Old Testament (HALOT), s.v. שָׁלוֹם. Leiden: Brill, 1994-2000.
- The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ch. 5.1; ch.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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